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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통주와 인문학

제주 ‘오메기술’에 담긴 신화와 설화

by 블로그 아지트 2025. 5. 4.

제주 '오메기술'에 담긴 신화와 설화

제주 '오메기술'에 담긴 신화와 설화

오메기술, 제주만의 특별한 전통주

‘오메기술’은 제주도에서만 전해지는 독특한 전통주입니다.

제주말로 ‘오메기떡’은 좁쌀로 만든 작은 떡을 뜻하며, 이 떡을 삭혀 만든 술이 바로 오메기술입니다.

 

구수하면서도 새콤한 맛, 낮은 도수, 진한 발효 향이 특징입니다.

하지만 이 술에는 단지 맛뿐 아니라, 제주의 신화와 삶의 이야기가 녹아 있습니다.

 

여신과 술의 탄생 이야기

제주에는 ‘설문대할망’이라는 거대한 여신 신화가 전해집니다.

그녀는 제주를 만들고 수많은 자식을 낳았다고 전해지는데, 오메기술의 기원도 그녀와 연결돼 있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설문대할망은 자식들의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오메기떡을 만들었고,

남은 떡을 발효시켜 술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술은 그녀의 자식들이 신에게 바치는 제물로 사용됐습니다.

 

제주 여성의 손에서 빚어진 술

오메기술은 주로 제주 여성들, 특히 해녀나 어머니들의 손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이 술은 명절, 혼례, 제사 때 사용되었고, 손님 접대용으로도 중요했습니다.

 

고된 노동 후 나누는 한 잔은 위로이자 기쁨이었습니다.

여성들의 손끝에서 전해지는 이 술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삶의 일부였습니다.

 

신화적 상징이 깃든 발효

오메기술은 발효 과정이 자연에 맡겨져 있어 날씨와 기운에 민감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술이 잘 익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달이나 별, 바람을 이야기하며 술독을 돌보았습니다.

 

술이 잘 익으면 “할망이 도와주셨다”는 말을 하곤 했습니다.

이는 신화와 술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줍니다.

 

현대에 다시 피어난 전통

한때 사라질 위기에 놓였던 오메기술은 최근 들어 다시 복원되고 있습니다.

지역 장인들이 전통 방식대로 술을 빚고 있으며, 제주 관광 상품으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술맛은 물론, 그 안에 담긴 이야기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입니다.

 

술 한 잔에 담긴 제주의 신화

오메기술은 단순한 술이 아닙니다.

제주 땅에서 살아온 여성들의 손길, 설문대할망의 이야기, 마을 공동체의 온기가 담긴 문화입니다.

 

한 잔을 마시면, 그 속에서 제주의 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의 삶을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