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중 빚은 술 - 의병과 민초의 '막걸리 전설'
전쟁 속에도 술은 있었다
나라가 전쟁에 휩싸였을 때,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은 여유입니다.
그러나 조선 시대의 의병과 민초들은 혼란 속에서도 술을 빚었습니다.
단순한 음식 이상의 의미를 지닌 그 술은, 생존의 상징이자 연대의 매개였습니다.
막걸리는 싸움의 연료였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같은 전쟁 속에서 의병들은 산속과 들판에서 막걸리를 빚었습니다.
쌀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쌀뜨물이나 좁쌀, 심지어 도토리까지 활용해 술을 만들었고,
그것은 싸우기 전 긴장을 푸는 한 잔이자, 전우와 결속을 다지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민초가 지킨 술의 전통
백성들은 집이 불타고 삶이 무너져도 술을 놓지 않았습니다.
막걸리는 단지 취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살아 있다는 증표였습니다.
찧고, 고르고, 삭히는 과정 속에 가족을 지키고자 했던 민초의 의지가 녹아 있었습니다.
막걸리에 담긴 위로
피란길에서 나눈 한 잔의 술은 음식보다 깊은 위로였습니다.
무기력함 속에서도 누군가는 누룩을 구해오고,
누군가는 조심스레 항아리에 술을 담그는 모습은 마치 공동체가 서로를 일으켜 세우는 의식 같았습니다.
전설처럼 전해진 이야기들
어떤 마을에서는 막걸리를 술병 대신 죽통에 담아 몰래 의병에게 전달했고,
누룩이 귀하던 시절에는 할머니들이 직접 누룩을 빚어 민중의 저항을 도왔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술은 그저 음식이 아닌, 독립과 생존의 기록이었습니다.
막걸리 한 사발에 담긴 자존심
오늘날 전통주로서의 막걸리는 그저 향토 음식이 아닙니다.
전쟁 속에서도 끈질기게 이어진 생활의 힘, 공동체 정신, 그리고 자존심이 녹아 있는 유산입니다.
우리가 마시는 막걸리 한 사발엔 수많은 이름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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